쌍봉사 철감선사탑

화순 이양면에 위치한 쌍봉마을과 쌍봉사를 배경으로 한 ‘차(茶) 민요’가 최근 단하초부(丹下櫵夫) 강동원 박사에 의해 소개돼 문화유산과 화순의 전통에 관심에 있는 학자들과 세인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밭에서 일하던 마을 사람들이 노동의 고됨을 잊기 위해 불렀던 농요(農謠)의 한 갈래인 ‘쌍봉사 차(茶) 민요(가칭)’은 다도(茶道)의 권위자인 김기원 박사에 의해 1957년 발견됐다.

김기원 박사는 당시 21세 청년으로 전국에 있는 농요를 조사하여 정리하는 것을 매우 소중한 일이라고 여기고 농요 채집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쌍봉사와 관련된 차 민요’를 채집할 수 있었던 것도, 쌍봉사에서 이와 관련된 자료를 찾고 나오던 중 쌍봉마을에서 우연히 어느 노부부를 만났는데, 할아버지께서 ‘쌍봉사 차 민요’를 세 번이나 반복해서 불러 줘 녹음할 수 있었다.

당시 그 할아버지는 젊은 김기원 박사에게 ‘쌍봉사 주변의 차밭에서 찻잎을 따면서 일의 고됨을 달래고자 마을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을 것인데, 동네 아이들은 뜻도 모르고 따라 불렀다’고 전했다.

‘쌍봉사 차 민요’는 노동요이자 농요이면서 차와 관련된 노래로 ‘다요(茶謠)’라고도 볼 수 있다.

김기원 박사, 시인, 남강문학회장

김기원 박사는 “쌍봉사 차 민요는 문화적으로 매우 가치 있다. 그래서 80년대 어느 학술대회에서 발표도 하고 학술지에 실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았고 관심도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 화순의 문화와 전통, 역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 훌륭하신 학자 강동원 박사를 알게 돼 이 ‘쌍봉사 차 민요’에 대해 알려드렸데 큰 관심을 가져 주었다.”고 했다.

<다음은 ‘쌍봉사 차 민요’ 전문이다.>

삼월이라 삼짇날에
아랫방에 바둑뜨는
님아님아 우리님아
논갈이는 못하거든
차약이나 따러가소
얼시구 좋다 즐시구 좋다
차약이나 따러가소
내일 아침 애비생일
쌍봉사 절 부처님께
동산위에 해 돋기전
차약올려 빌고 싶네
애고애고 비옵니다.
애고애고 비옵니다.
애고애고 비옵니다.
사자산맥 쌍봉알터
혜조국사 자리하니
연화광명 밝은 등불
시방삼세 청결하다
산꽃들은 그림짓고
백운경치 요란할세
철감선사 산문열고
작설끓여 발원하세
흥이나면 남도타령
차한잔을 고사허세
고시네 고시네(고시례)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민요는 다양하고 많다. 그런데 차(茶)와 관련한 민요는 전국적으로 20~30편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화순의 천년고찰 쌍봉사와 주변 마을에 얽힌 ‘쌍봉사 차 민요’는 문화와 예술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다고 김기원 박사나 강동원 박사는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쌍봉사와 쌍봉마을에 ‘쌍봉사 차 민요’를 기념하는 표지석을 세워 널리 알리고 보존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쌍봉사 차 민요’는 쌍봉사와 쌍봉마을의 큰 덕이자 화순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행히 민선8기 구복규 군수 취임 후부터 화순은 문화와 예술, 관광에 역점을 둔 군정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관광개발과 관광지 조성만큼 ‘쌍봉사 차 민요’ 같은 이미 존재하지만 발굴되지 않았던 유·무형의 문화자산들도 찾아내 널리 알리고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도 화순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쌍봉사 대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