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닥터박플란트 치과 원장 박정회

지금은 완연한 디지털 시대이다. 남녀노소 거의 모든 사람의 손마다 들려있는 스마트폰 한 대의 용량은 불과 20년 전에 연구소나 대학교에 한두 대 있던 그 당시 슈퍼컴퓨터라 부르던 컴퓨터의 용량을 뛰어넘은 시대이다. 또, 실제 사람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 가공의 캐릭터가 영상의 광고모델로 활약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런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는 곳은 의료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CT, MRI 등 자료의 기초적인 판독을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처리해 내는 인공지능이 개발되어 있고 3D프린터로 미리 신체 내부의 상태를 실제 크기로 제작하여 직접 만져보며 수술 계획을 세워 기존보다 더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런 디지털 기술은 치과 치료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도입되어 기존 치료와는 다른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현재는 어느 의료분야보다 디지털 기술이 널리 쓰이고 있다. 그중 본원에서 실제 활용하고 있는 기술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디지털 기술은 CAD, CAM이다. 치과 치료의 가장 큰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치아나 임플란트를 씌우기 위한 크라운, 여러 개의 치아를 이어서 만드는 브릿지, 치아의 일부분을 만들어서 붙이는 인레이 등) 보철물은 과거에는 치기공사의 손으로 모든 과정을 진행하며 만들어야 해서 숙련도에 따른 수준 차이가 매우 크고 불량률도 높았다. 치과의사와 치기공사 사이의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는 등 좋은 보철물을 만드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로 디자인(CAD)하고 그 디자인을 밀링머신에서 생산(CAM)하게 되면서 장소와 시간의 한계가 많이 극복되어 담당 치과의사와 치기공사 간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정밀한 보철물 제작이 가능해졌다. 물론 지금도 기공물 제작 전, 후 과정에 숙련된 치기공사의 손길은 꼭 필요하지만, 과거만큼 사람에 따라 보철물의 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좋은 보철물을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기술은 CT 사진과 디지털 스캐닝 기술의 결합이다. 컴퓨터단층촬영 자료와 잇몸을 스캔한 자료를 컴퓨터상에서 합쳐주는 기술인데 이것으로 뼈의 상태가 중요한 임플란트 수술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도 CT를 통해 시술 전에 미리 뼈의 상태를 짐작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었으나 예상과 실제 뼈의 상태가 너무 달라서 즉석에서 치료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또,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한꺼번에 심게 되는 경우 아무리 섬세하게 수술을 하려고 해도 미세하게 방향이나 깊이가 계획과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술 전과 시술 후 계획이 달라져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환자도 힘든 시간을 좀 더 길게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들의 결합으로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을 미리 제작하여 활용함으로써( 일명 네비게이션 임플란트 ) 수술 전에 미리 제작해 둔 임시치아를 수술 후 거의 바로 사용하게 해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수술의 통증이나 부작용도 훨씬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기존보다는 훨씬 짧은 기간 내에 원활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출혈의 위험이나 전신 쇠약 등의 전신질환으로 기존에는 임플란트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던 환자들도 비침습적인 수술이 가능하게 되어 임플란트를 이용한 보다 편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환자들의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데 기존의 보철방식보다 필요한 임플란트 개수를 줄이는 방법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아직 널리 사용되는 기술은 아니나 본원을 비롯한 전국 몇 개의 치과에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몸에 관련된 의료기술에 접목을 시키는 것은 무조건 빠른 변화가 능사는 아니다.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가능한 없앤 후에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려면 기존의 방법에도 많은 경험이 있으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의료진이 중요하다. 또한 의료진의 조심스러운 접근만큼이나 환자들의 이해와 협조도 필요하다. 이것들이 잘 조화되어 양질의 치료가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