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사람들 칼럼> 노벨 문학상과 화순 풍경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
2024년 10월 17일(목) 17:27
김성인 화순사람들협동조합 추진위원장.
온 나라 안이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들썩이고 있다.

한국 작가로서는 물론, 아시아권 여성작가로서도 처음 수상하는 것이라니 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 거기에다 우리 지역 출신이라니 더욱 오지고, 기쁘다.

엊그제는 연변에 사는 분이 그곳도 ‘동포사회는 물론 중국인들까지 덩달아 축하를 하며 사뭇 들끓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실로 민족의 큰 경사라 아니할 수 없다.

한강의 수상은 실로 우리 역사에 길이 빛날 업적이며,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무한한 긍지와 소망을 심어 주는 큰 횃불이요 이정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난마와 같이 얽힌 정치권을 포함해 우리 사회 전반에도 매우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때문에, 서점마다 한강의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해외에서까지 그녀의 저서가 동이 나고, 심지어 한글로 된 원서까지 매진되는, 이른바 ‘한강 신드롬’이 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속에서도 우리 화순은 조용하다 못해 참 고요하다.

화순군민이라고 이 기쁜 소식에 환호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터인데, 그 흔한 축하 현수막 하나 걸리는 것을 보기 어려우니 민망하기까지 하다.

군청 앞에도, 의회 건물이나, 교육청 전면 전광판이나 게첨대에도, 심지어 화순문화원에도 어떤 형태의 축하 글귀 하나 보이지 않는다.

’2024 화순고인돌 가을꽃 축제‘ 현수막과 깃발은 군 전체를 도배하고 있고, ‘누구의 00청장 취임’, ‘모 군의원의 00상 수상’ 등 정치인들의 홍보 현수막은 여기저기 많기도 하다. 어지러운 상업광고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넘쳐난다.

지역 문학인들 모임도 조용하고, 5.18을 소재로 작품을 써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해도 화순 5.18단체는 침묵한다.

국가적이고 민족적인 경사에 우리 화순군에서는 모든 책임 있는 기관이나 군민을 대표한다는 인사들이 왜 이와 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대체 이와 같이 집단적이고 철저한 무관심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런 경사에, 군수가 향후 화순군에서도 크고 작은 도서관 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확충하여,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군민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책을 가까이하고 읽을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입장 정도를 내놓으면 돋보이고 신선할 텐데···.

이런 즈음에, 의회가 독서 인프라 구축과 인문학 진흥을 포함한 입장 등을 표명하고, 화순교육지원청이 학교에서 독서나 글쓰기 지도 등에 대한 지금보다 더 진전된 방안을 내놓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그저 순진한 바람일 뿐일까?

‘군민과의 공감과 소통’을 흔히 이야기하지만, 정녕 우리 지역 지도자들에게 그런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차마 그럴듯한 비전까지는 내버려두더라도···.

그저 입맛이 쓰다.


김성인
농민
화순사람들협동조합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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