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문융합] 226년 수명의 잉어 하나코 일정한 무늬로 나이 짐작할 수 있는 일부 물고기 어종 문정기 화순저널 고문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

2025년 09월 18일(목) 16:11

일본 최장수 226년의 수명을 기록한 실존 잉어 ‘하나코’./Public Domain, dbking

‘하나코’, 일본에서는 가장 흔한 여자 이름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한자로는 화자花子라고 쓰고요. 사진 속 잉어의 이름이 하나코라고 하더군요. 너무 예뻐서 사람의 이름을 붙였고, 자그마치 226년(1751~1977)의 수명을 자랑했다고 합니다. 최고 기록이지요.

일본에서 100년을 넘게 사는 잉어를 목격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그러나 200년을 넘어가는 것은 희귀한 일입니다. 비록 물고기지만, 사람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아 왔지요. 대를 물려 한 집안에서 소유하기도 하고, 그 소유주가 바뀌기도 합니다. 이 잉어의 마지막 주인은 코메이 코시하라 박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잉어의 나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과학의 힘입니다. 물고기의 비늘에는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일정한 무늬가 있으니 이를 분석하면 알 수 있지요. 우선 비늘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비늘의 성장환을 세어 나이를 결정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많은 어류의 비늘이나 뼈, 이빨, 이석 등에는 성장 속도와 계절적 변화가 ‘띠’ 형태로 남아 눈으로 보입니다. 성장이 느릴 때와 빠를 때, 여름과 겨울 따위의 경계가 반복되면서 나이테처럼 보이는 패턴이 생기고, 이를 세어보면 몇 계절, 몇 해를 지냈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비늘에 숨겨진 나이테라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나 환경, 영양, 질병 등으로 인해 링 형성이 불규칙해질 수도 있고, 비늘이 본체에 재흡수되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확히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지요. 어떤 어종에서는 비늘보다 이석, 뼈 분석이 더 신뢰할 만하다고 여겨집니다. 226살이라는 하나코의 나이 역시, 가능성은 있지만 엄격한 과학적 검증은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과학에서는 ‘증명되지 않음unproven’으로 표시합니다.

한편, 가장 오래 사는 수중 생물은 거북이라고 하지요. 최대 500년 동안 산다고 합니다. 고래도 최대 200년을 산다고 하지요. 인간도 이론적으로는 영생이 가능합니다. 오래된, 기능이 떨어지는 부속을 AI의 도움을 통해 계속 새롭게 바꿔 끼는 것이지요.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