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훈부가 광주시·화순군 등에 ‘정율성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이른 시일 내에 이미 설치된 정율성 흉상 등 기념시설도 철거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화순 지역민들은 지금까지 몇 년간 문제는커녕 정율성 선생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 등을 펼쳐왔는데, 현 정부 들어 이념적으로 접근해 정율성 선생이 독립운동했던 것과,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순수 예술성 등을 폄훼 내지 격하시키고 있는 데다 세금 들여 설치한 기념물 등을 철거하라는 처사에 매우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군민 A씨는 “그 당시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다른데 이런 부분들이 고려되어야 하고, 정율성 선생 관련 사업은 노태우 정부 때부터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며 “이런 부분들이 이념 논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율성 선생이 독립운동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이런 부분까지 폄훼해서는 안 된다.”며 “이념 논쟁으로 가고 있는데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B씨는 “정율성 선생 사업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시작한 것이고, 나름대로 관계도 좋았었다.”며 “이념의 장벽이 무너진 지 오래인데 이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계속 해왔던 것이 현 정부에서 문제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C씨는 “보훈부에서 정율성 사업과 관련 있는 광주시 등에 사업 중단 권고를 했는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의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 이회영 선생의 흉상 철거도 말이 많았는데 역사 인식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갑자기 중단하라고 하니 혼란스럽다. 어쨌든 나라를 위해 싸우셨던 분들을 폄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능주초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정율성 사업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러 지자체와 관련이 있고,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비방과 욕설 등이 포함된 전화가 학교로 빗발쳐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때문에 군에 철거조치를 요청한 것이다.”고 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지난 4일 능주초가 정율성 관련 사업에 항의하는 전화가 빗발친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철거를 하더라도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광주시는 보훈부의 사업 중단 권고에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 화순군도 화순군 나름대로 논의 절차,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11일 오전 서울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6·25 당시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 사기를 북돋은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하고 기념시설을 철거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광주시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등 기념사업은 자치단체 사무이며, 위법한 경우에만 주무부 장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