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내평리 청년회.

화순군청 앞에서 연일 내평리 주민들의 생물의약 제2산업단지 조성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순군에서도 입장을 밝혔다.

화순군은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화순 생물의약 제2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29일자로 지정 계획 승인을 받은 화순군은 내평리와 감도리, 연양리 등 산업단지 인근 지역 주민 20여 명을 모아 주민 설명회 및 수용성 조사를 마쳤다.

내평리 청년회에서 이의를 제기했을 당시에도 화순군수, 지역경제과장, 산단지원팀장 등 군 관계자가 여러 차례 면담한 뒤 검토를 거쳐 당초의 토지이용계획에서 구역계를 변경하고, 100미터 이격거리를 확보해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서봉섭 지역경제과장은 “내평리 주민과의 합의와 계획 추진을 진행해 나가는 동안 사업 승인 일자로부터 1년 가까이 사업이 지체되었다. 더 이상 발주하지 않으면 승인이 해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선 공유재산 심의를 진행했다. 공유재산 심의의 경우 100미터 이격 건과 무관하게 지정계획 승인을 받은 토지에 대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감정평가의 경우 이격하기로 한 100미터 부지를 제외하고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제2산업단지의 추진이 거의 2년 가까이 지체되면서 분양을 기다리던 산업체들이 우리 군이 아닌 타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광주 첨단보다 화순 단지로 들어오는 것이 훨씬 유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지체로 분양이 늦어지자 차라리 빨리 분양 받을 수 있는 광주로 입주하겠다는 판단이다. 화순군의 입장에서는 산업체를 빼앗긴 것과 마찬가지다.”고 전하며 막심한 피해를 호소했다.

당초 토지 이용 계획도(왼쪽)와 100미터 이격거리를 반영한 변경 계획도(오른쪽)

기존 구역계(파란색)와 변경 이후 구역계(빨간색)

김선곤 산단지원팀장은 내평리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려 했다는 군의 입장을 밝히며, “사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으니 군에서 주민들에게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으나, 생물의약단지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이정용 청년회장에 위임했다는 이유로 대면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회장을 통하지 않고는 마을 주민과 소통할 수 없어 군의 입장은 마을에 불리한 방향으로 왜곡되고 있다.”고 했다.

생물의약 제2산업단지 대책위원회장이자 보상위원회 위원으로 겸직하고 있는 조상현 위원장은 “감도리, 연양리 주민들은 대부분 수용하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토지에 생업이 달려있으니 생물의약단지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틀었다. 사업이 너무 지체되니 주민들과 토지 소유주의 피로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빨리 토지를 수용하고 처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지체되고 있는 원인이 내평리에 있다.”고 했다.

또 “내평리는 제1산업단지 유치 당시에 많은 혜택을 받았다. 지금 제2산업단지의 경우 부지를 100미터 이격하기로 하면서 오히려 사업 구간에서 내평리의 토지가 많이 배제되었다. 이 때문에 내평리에 땅을 소유하고 계신 분들은 다시 구획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지금 내평리 청년회의 행보는 노인분들을 앞세워 억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형평성을 생각하면 모든 마을에 똑같이 보상을 주는 것이 옳고, 내평리에만 개별적 혜택을 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인근 주민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정용 내평리 청년회장은 “우선 화순군수의 사과를 바라는 입장이다. 그 이후에 청년회를 통해 대화 의사를 밝힌다면 언제든 부녀회, 이장, 청년회를 포함한 주민들을 모아 이야기를 나눌 의사가 있다. 대화의 여지조차 닫아둔 채로 무조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사과의 선행을 요구했다.

또한 “가장 관심을 가지고 뛰어든 청년회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마땅하다. 마을의 다른 주민분들은 이 사안에 대해 잘 모르는데, 무작정 이분들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것은 그저 명분 세우기에 불과하다. 숙원사업과는 관계없다. 내평리 주민들은 그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기본 권리를 지키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