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농부학교 학생들이 입학식을 마친 후 밭에 나가 더덕, 파, 상추, 토종감자 씨앗 등을 심고 있다.

모후산생태협동조합준비위(위원장 임종표)이 지난 8일, 화순군 사평면 시적암(주지스님 법일) 일원에서 ‘2023 생명살림 우리 함께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1회 산속농부학교 입학식 행사를 치렀다.

시적암 법일 주지스님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법일스님은 환영사에서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 생명의 끈이 이어져 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작은 농토를 가꾸는 일을 통해 여러 생명들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끈으로 연결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농사를 지으면 나도 행복하고 남들도 행복해진다. 우주의 생명을 살리고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사회의 한 부분에 도움과 이익이 되는 산속농부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종표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종표 위원장은 “유기농이라는 것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모든 농작물이 유기농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속농부학교가 그 실천의 교두보가 돼 화순으로 전남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평범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성스럽다. 농부는 성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이다.”고 했다.

산속농부학교 입학식 모습

산속농부학교의 주요 일원인 시적암과 농지 등을 소개받고 있다.

이날 입학식을 마친 학생들은 도라지, 더덕, 토종 씨감자, 옥수수 토종 씨앗, 강낭콩, 상추 토종 씨앗 심기 등을 임종표 대표와 조보형 대표, 김전곤 대표 등의 지도를 받으며 심었다.

토종 씨앗과 재래종 씨앗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조보형 법적골농원 대표와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

조보형 법적골농원 대표는 “근대화 농업이 되면서 크고 많이 나오도록 유전적 형질을 교잡하면서 씨앗에 불임 처리를 하는 등 유전자를 조작해 씨앗이 재현되지 않게 됐다. 그래서 씨앗을 종묘상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토종 씨앗 또는 재래종 씨앗은 재현율이 높기에 거대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매우 의미가 큰 부분이다.”고 했다.

산속농부학교는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며, 매월 첫째 주 토요일과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까지 유기농법을 배우고 유기농사를 짓는 과정을 배운다.

임종표 소담원 대표가 각 작물의 특성을 설명하며 모종과 파종 시 주의점을 설명하고 있다.

5월부터는 10월까지는 계절과 시기에 맞는 품종을 골라 씨앗 심기를 할 것이고, 김매기와 친환경방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시적암 주지스님의 명상 특강, 광주 일곡동으로 도시농업 견학, 배서영 자연환경연구소 대표의 숲체험 특강, 임종표 소담원 대표의 생태탐방 및 과일 수확 체험 특강, 김전곤 더착한농원 대표의 유기농 특강이 진행된다. 11월에는 갈무리 및 밭 정리, 퇴비 만들기 수료식과 함께 배서영 대표의 열쇠고리 특강이 진행될 예정이다.

산속농부학교 농사터에서 유기농법과 농사를 배우며 체험하고 있는 참여 학생들 모습

산속농부학교 체험에 참여하면 부수적으로 각 계절이나 시기에 맞는 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 이른 봄 산나물 채취에서부터 상추, 깻잎, 풋고추, 오이, 가지, 토마토, 고구마, 쪽파, 배추, 무, 갓, 빨간 고추까지 푸짐하게 수확해서 나누게 된다.

산속농부학교가 태동하는 데 후원과 협조를 한 단체와 업체로는 시적암, 법적골농원, 소담원, 더착한농원, 자연환경연구소,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화순군기독교육연합회, 하나종합상사, ㈜삼마바이오텍 등이 있다.

시적암 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