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의 부재가 부른 비극,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2021. 02.15

소설 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서 출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6장(천병희 역 문예출판사)에서 “육절 운율에 의한 모방과 희극에 관해서는 뒤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라며 언급하는데, '육절 운율에 의한 모방 즉 서사시에 관해서는 23 ·24 ·26장에서 거론하고 있으나 희극에 관해서는 어디에도 논…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 강판권 |2021. 01.21

하루를 사는 동안 사람들이 가장 빈번히 보는 사물은 무엇일까? 사람일까 아니면 자동차일까? 아마도 사람이나 자동차 못지않게 흔히 목격하는 것은 나무가 아닐까? 마당에서는 정원수를, 거리에서는 가로수를 그리고 눈을 들어 산을 보면 산의 거죽을 검푸르게 색칠하고 있는 나무의 무리들 즉 숲을 볼…
정민의<책벌레와 메모광> |2020. 12.17

책은 문자라는 쌀로 지은 인간 정신을 담는 그릇과 같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의 심원한 정신을 섭취하여 드높은 고원으로 존재를 고양시키는 경이로운 모험이자 생의 시간을 새롭게 창조하는 생성의 사건이 될 것이다. 은 ‘책으로 향한 존재’(Zum- Buch-Sein)로서 문자 한 톨의 배아까지 치열하…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 일본문화 분석 |2020. 11.16

흔히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말한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역사적 정서적 심리적 거리는 결코 가깝지 않다는 뜻이겠다. 일본은 역사적 과오를 반성하고 사죄하기 보다는 지난해 7월 적반하장과도 같은 수출규제조치를 취함으로써 적나라한 적대감마저 드러냈다. 이런 일본을 우리는 얼마나…
수학 철학에 미치다 |2020. 10.14

현재 한국에 사는 성인으로 수학에 대해 호의어린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창시절의 수학시간을 떠올린다면 공포의 기억과 혐오의 감정으로 고개를 내젓지 않을까. 오늘의 학생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수학을 포기하는 비…
호흡과 장단이 맞지 않으면, 한국인은 모일수록 분열한다 |2020. 10.07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 재독한 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이어령 작가가 1962년도 29살 때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에세이 형식의 글을 2002년 책으로 출간하여 당시 베스트셀러가 됐던 책입니다. 또한 그간 250만여 부가 팔린 스테디셀러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문화, 풍…
정남구의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 |2020. 09.14

전라도는… 한반도에서 벼농사를 위한 대규모 수리시설을 가장 먼저 만들고, 넓은 땅을 개간한 곳이다. 그런 노력이 쌓이고 쌓여, 언제부턴가 이 나라를 먹여 살리는 곡창이 된 곳이다. 수탈당하고 반역한 땅이란 인식은 전라도를 한쪽 면만 본 것이다. 문제에 먼저 직면하였기에, 앞서 해결책을 모…
국가의 욕망을 실현할 종속적 국민 길들이기 현장, 학교 |2020. 08.18

“내 살다 별소리를 다 듣겠다. 이 동네 강에서 산더미 같은 파도가 사람을 덮치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 갇혀봐야 정신을 차리겠군. 이 안에서 꼼짝하지 말고 이렇게 500번 써라. ‘다시는 강에서 파도가 덮쳤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옷을 적시지도 않겠습니다.’ 한 번만…
"언 다르고 어 다르다" |2020. 08.03

눈물과 슬픔 없는 인생은 없다. 있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일 것이다. ‘슬플 비悲’와 ‘슬플 애哀’가 만난 ‘비애’는 인간이 겪는 ‘온갖 슬픔’을 압축한 말이다. 그런데 ‘비’悲에 들어 있는 ‘마음’[心]이 왜 ‘애’[哀]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비’와 ‘애’가 가리키는 슬픔이 서로 달라…
<어른이 읽는 동화> 행복한 청소부 |2020. 07.16

...그런 표지판 청소부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거든. 대부분의 어른들은 표지판 청소하는 사람 따로 있고, 시와 음악을 아는 사람 따로 있다고 생각하잖니. 청소부가 시와 음악을 알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지. 그런데 그렇지 않은 아저씨를 보자 그들의 고정관념이 와르르 무너진 거야. 그들의 고정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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