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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리
바다에 생각이 스며들어 요란하다
너울 파도가 먼바다에서부터 조용히 밀려오고
요동치는 괴성을 품어낸다
포말이 잠들면 생각은 온순해진다
파도는 잠시도 가만있지 않겠다는 듯
깊숙이 파고들고 때로는 겉돌며 포효한다
바다는 꿈쩍없이 파도를 품어 잠재운다
생각은 수없이 저를 허물어 속살을 드러낸다
바다는 너울 파도에도 끄떡없는데
생각은 홀로 치어 넘어지고 깨져 균형을 잃는다
바다처럼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 얻을 수 있을까
생각은 하염없이 모서리에 점거당한다
수평선 너머 노을 둥글게 차 오르니
붉은 하혈 시나브로 시작된다
뉘엿뉘엿 스며들어 두 손 올려 경배하는 사이
바다도 속울음 감추며 인내했다는 것
그 심중 조금이라도 알 것 같아
끝없이 허물어졌던 생각을 붙들어 곧추 세운다
마침내 생각이 노을처럼 저문다
먼 곳에서부터 참아왔던 울음들
틈을 뚫고 누설되는지
쏴~아 쏴~아, 멈추지 않고
바다로 모여드는 것들 분별없이 흥건해진다
생각도 바다의 품을 비집고 숨어들어
끝없이 파고드는 적요를 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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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현대수필》,《열린시학》으로 등단.
emr1124@hanmail.net
시집 『물고기자리』 ,『엄마의 재봉틀』, 『그대도 내겐 바람이다』, 『물 위의 집』, 수필집『천배의 바람을 품다』, 『나는 괜찮습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 『동주와 주례 사이』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

2026.09.28(월) 1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