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정에서 27일 호남고산서원 풍영계와 광주 서석음사 회원 50여 명과 화순향교와 화순문화예술계, 지역민들이 참여해 2024 추계 아회(雅會)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풍영계와 서석음사 회원은 아회를 앞두고 언동사를 찾아 봉심을 올린 뒤, 환산정에 모여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오후에는 백천 류함(百泉 柳涵, 1576~1661) 선생의 고고한 선비정신이 서려 있는 환산정에서 호남 3대 명소 중 하나인 서암 적벽을 바라보며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는 아회를 진행했다.

풍영아회어환산정

필암서원 노강 박래호

풍영계를 푸른 물 머리에서 닦으니
환산정 높아 높아 속세를 벗어났어
일천여 오랑케 성내어 세지역으로 침범하니
오백여 의병들은 맹세하고 하나의 루대에 모였어
동쪽 창문에서 시 생각 막힌 것을 스스로 아쉬워했으며
서쪽 산봉우리에 저녁노을 내린 것을 매번 한탄했네.
외로운 솔 절반쯤 누어 푸른빛 머금고서
천마년 백학이 머문 것을 가장 좋다 하누나.

이어 환산정 차운(次韻)을 짓다.

정자 뜰에 푸른 솔 누런 국화 있으니
진(晉)나라 오류(五柳)선생이 심었는가 의심 할 만해
나라가 위태롭자 죽기를 맹세한 의기가 당당했고,
호란이 끝났다니 아쉬운 감정 억누르고 억누렸어
통곡하며 의병들과 돌아와 세상 풍속 잊었으며
말없이 자취 감추고 하늘의 명령 기다리셨네
환산정 절경을 뉘가 먼저 알았는까
백천(百泉) 의병장 차지해 살면서 태평세월 누리셨구려

이번 추계 아회가 개최된 환산정은 1637년 백천 류함 선생이 창건한 정자로, 화순군향토문화유산 제35호로 지정됐다.

환산정에서 볼 수 있는 서암 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