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평댐백지화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정기, 이하 댐백지화대책위)가 25일 천운농협 본점에서 사평댐(동복천댐)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 최낙선 사평면 번영회장, 정해일 사평초·중 동문회장, 정학철 전 화순군 농민회장, 박세진 화순군 농민회 부회장을 비롯한 기관·사회단체장과 사평면 삼산마을, 하사마을, 검산마을, 다산마을, 오룡마을, 절동마을 등 마을 이장 및 주민 일동이 참석했다.

김정기 사평댐백지화 위원장은 “환경부는 사평 주민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동복천 일대에 댐을 건설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형식적, 법적 절차를 밀어붙였다. 고향 땅에서 살 수 있는 주민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함부로 팔지 못하도록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했다.

(시계방향으로)김정기 사평댐백지화주민대책위원장, 김도형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사무총장, 정해일 사평초·중 동문회장, 최낙선 사평면 번영회장

김도형 사무총장은 “환경에도 정의가 있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사람은 돈 없고, 힘없고, 약한 우리들이었다. 사평면 주민들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사평댐을 짓는 것은, 우리가 이 땅에 뼈를 묻고 자손들에게 환경을 물려주며 행복을 누릴 권리를 기득권이 빼앗는 것과 같다.”고 했다.

최낙선 번영회장은 “사평은 저력이 있다. 우리 사평은 단합된 모습으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며 다시 한 번 번영을 이룰 것이다.”고 했다.

정해일 동문회장은 “주암댐을 세울 당시 관광지로 만들어 잘 살게 해 주겠다고 속였지만, 상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모든 개발이 통제됐다. 1926년 개교한 사평초등학교는 곧 100주 년을 앞두고 있지만, 사평댐이 신설되면 물에 잠길 것이다. 함께 힘을 합쳐 사평댐 신설을 백지화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시계방향으로)정학철 전 화순군 농민회장, 박세진 화순군농민회 부회장, 배서영 사평댐백지화주민대책위 집행위원장, 김용신 사평댐백지화주민대책위 부위원장.

정학철 전 화순군 농민회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농촌이 없어지네 마네 하는 위기 상황이고,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오히려 고향에서 살고 계시는 분들을 쫓아내려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박세진 화순군농민회 부회장은 “동복에서는 감 한 꼭지도 제대로 사 먹지 못한다. 안개가 잦은 곳에서는 과일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 사평에 댐이 생긴다면 밤낮없이 안개 속을 헤매고 살아야 할 것이다. 사평댐 저지를 위해 한 몸 바치겠다. 주민들이 합세해 힘을 모은다면 못 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후 결의문 낭독, 경과보고, 구호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김용신 사평댐백지화 부위원장이 “환경부와 전남도는 화순군과 사평 주민의 요구에 따라 신설 댐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 하라!”고 요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참석자들은 ‘나도 백지화, 너도 백지화, 우리는 백지화, 백 살까지 백지화, 천 살까지 백지화!’ 구호를 힘차게 제창했다.
한편 사평댐백지화주민대책위는 환경부가 주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사평댐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데에 이어 지난 2024년 11월 25일 경찰과 사복경찰, 신분을 알 수 없는 젊은 장정들을 동원해 공청회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집행한 부당함에 대응하기 위해 11월 29일 발대식을 가졌다.

김정기 위원장은 “사평댐 건설 전면 백지화만이 사평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길이며,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길이다. 이것을 천명으로 여기고 사평을 지키고자 하는 주민들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댐백지화대책위는 지난해 12월 2일 화순군청 정문 앞에서 ‘사평댐(동복천댐) 백지화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성명서 발표 이후 사평면 20여 개의 마을에 찾아가 주민들의 댐 신설 반대 목소리를 청취하고, 백지화 서명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 대다수는 ‘죽을 때까지 사평에서 살란다! 늙어서 어디로 가겠는가! 여기서 죽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신정훈 행안위원장, 전종덕 국회의원, 오형열 화순군의회 의장, 류영길 부의장, 정연지·김지숙·조명순·류종옥 군의원도 마을 좌담회장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연지 의원은 2월 18일 화순군의회 제272회 임시회 제9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사평댐 신설 전면 백지화에 힘을 실었다.

한편 구복규 화순군수는 지난 1월 13개 읍·면 마을 경로당을 찾아 소통 행정을 펼치며, 사평면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면 댐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