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50m, 길이 1km의 현무암 위의 스페인 중세마을 카스텔폴리트 데 라 로카. /Jim Foster

지로나는 스페인 카탈루냐 북부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로, 고대 로마 시대부터 중요한 요충지였습니다. 중세 시대의 흔적이 잘 보존돼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지요.

사진은 지로나주에 위치한 카스텔폴리트 데 라 로카라는 마을입니다. 높이 약 50m, 길이 약 1km에 달하는 현무암 절벽 위에 세워진 마을로, 스페인에서 가장 작은 마을 중 하나입니다.

이 절벽은 약 21만 7천 년 전과 19만 2천 년 전, 두 차례의 화산 분출로 형성된 용암이 굳어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주변 강의 침식 작용으로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됐지요. 마을의 주택들 역시 대부분 현지에서 채굴된 현무암으로 지어졌습니다. 좁은 골목과, 중세 분위기의 건축물이 특징입니다.

특히 산트 살바도르 교회는 13세기에 지어져 유명하고, 지금은 문화센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혹시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세요.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약 120km, 지로나에서 약 46km 떨어져 있으며, 차량을 이용해 고속도로를 따라 접근할 수 있습니다.

경북 청송에 있는 주왕산이 떠오릅니다. 이 산은 해발 721m로,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지요. 주왕암이라는 암자에서는 산 아래 흐르는 물을 두레박으로 길어 먹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카스텔폴리트 데 라 로카 마을의 주민들은 물을 어떻게 구했을까요? 궁금해집니다.

한편 지난번 안타까운 산불로 주왕산 전체면적의 1/3이 소실돼 길이 폐쇄됐지만, 최근 보수를 거의 끝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마음만으로나마 응원을 보냅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