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기본권으로 선언돼 있고 우매하거나 무도한 대통령도 갈아 치우는 광장의 힘에 취해 우리 각자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곳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럴까. 자기 말에 책임감을 가지며 말과 행동이 별로 다르지 않고,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려고 고민하고, 따라서 비판도 하고 자기 성찰도 하는 ‘교양’있고 상식있는 보통 사람들의 말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9월16일 화순저널에 올려진 김한중 목사의 1500자 정도의 글. 이공 이세종 선생의 구도자의 삶과 영성을 추앙하는 글이다. 화순에 자랑거리가 많고 그 중 이공 선생의 위대한 영혼이 으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각하게 물의를 빚고 있는 일부 기독교계의 인사들과 비교했다. 확인해보면 그들은 정치인에 금품 제공과 극우행태로 정치에 깊이 관여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이성 문제를 일으키고, 세월호 같은 대형 참사를 유발했고, 심지어 스스로 신격화하기도 했다. 주류 기독교계조차 사이비로 내치기도 한다. 그 글은 화순저널이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졌다.

그런데 네이버 측에서 이 글 게재를 중단(임시조치)했다. 관련 당사자로부터 명예훼손, 기타 권리침해를 받았다고 신고접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련 당사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명예훼손으로 봤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라는 말과 함께 고객권리보호센터 메일로 보내왔다.

말할 자유는 빈번하게 관계 속에서 억압된다. 당연히 억압 당하는 것은 약자 몫이다. 거론된 인물들은 포털에 검색만 해도 그 추잡한 행태가 주르륵 쏟아진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꿈도 못꿀 아무 말이나 마구 쏟아낸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거대해진 그들은 여전히 비판하는 상대를 막강하게 억누른다. 말할 자유가 우월적 기본권이라고 해도 시골 목사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네이버는 만약 화순저널이 서울 큰 매체라면 이렇게 했을까. 네이버는 문의할 연락처도 불분명하고, 보내온 메일 답신도 되지 않았다.

마치 아무나 붙잡고 “니가 잘못했으니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반성하고 처벌받을지 고해라”고 으르는 것과 같다.

또 하나 의아한 것은 당사자 중 ‘잘못한 당사자’들의 태도다. 당해보지 않은 일이라 어리둥절하기도 했을 거지만 미지근하다. 주변에서도 이걸 그냥 넘길 수 없다는 각성이나 놀람도 없다. 주목하는 것은 우리가 광장에서 덩어리져 추상화가 돼 있을 땐 마치 자유의 화신처럼 보이지만, 개별로 돌아왔을 땐 말 한마디도 맘대로 하기 어려운 현실의 모습이다. 그것도 촘촘하게 짜여 있다. 약자 입장이 되면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강물처럼 흘러 가버리고 없다. 나는 이제 말할 자유가 억압당하는 약자 중에 농촌(지역)과 농촌(지역)사람들을 확실하게 추가해야겠다.

고린도서 13장 어디에 묘사된 사랑을 실천한 분이 이공 선생이다. 부패한 종교인들과 이공 선생이 함께 언급만 돼도 이공 선생을 욕보인 것이다. 내가 본 김목사의 잘못인데 나도 그럴 것 같다.

박원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 상임이사
광주전남 민언련 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