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복용하는 경구용 백신/Sumin Daddy, Getty

백신은 왜 꼭 주사로 맞아야 하는가?

코에 뿌리거나 알약처럼 입에 털어 넣고 물 한 모금 마시면 안 되는가? 또 멀미약처럼 패치로 붙이면 안 될가?

네, 백신을 꼭 주사로만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으로 먹는 경구용, 코에 스프레이하는 비강용, 피부에 붙이는 패치나 마이크로니들 등 비주사 방식의 백신이 실제로 존재하고 활발히 개발되어 임상 중이며, 일부는 이미 승인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거나 승인된 비주사용 백신으로는 소아마비, 장티푸스, 콜레라,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이 있으며, 상당 기간 사용돼 왔고 WHO나 각국에서 인정받는 제품들입니다.

비주사 방식은 무엇보다 통증과 공포를 줄여주며, 접종 편의성 또한 무시할 수 없고 약품 보관과 유통 측면에서도 장점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장관 환경의 영향, 내성 문제, 효능의 일관성과 용량 조절, 그리고 대규모 제조와 규제의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주사용 백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무침습 방식이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소아 접종이나 대규모 예방접종에서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자가접종이 가능한 안정화된 경구와 패치 플랫폼은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저도 2004년 미국 알곤 연구소와 주사바늘 대신 마이크로 버블 제트로 백신을 투여하는 방식에 대해 사전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는 침습과 패치 방식의 중간 정도로, 초고속으로 백신 액체를 피부에 분사하는 방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사바늘 공포가 심하다는 점과 접종 속도를 높이자는 목표에서 착안된 방식이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2022년부터 코로나19 먹는 백신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제약기업이 생산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는 더 이상 코를 찡그리지 않고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