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심 ‘약산흑염소가든’대표

저는 1999년 9월에 ‘약산흑염소가든’에 취직해 1년 가까이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이향심 사모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른 식당에서 일하지만, 26년 동안 사모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14년 전, 아파트를 살 때 임대보증금을 빼야 잔금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저는 돈을 구할 데가 없어 엄마가 일하고 있는 ‘약산흑염소가든’ 이향심 사모님한테 2,650만 원을 며칠 동안 빌려주실 수 있냐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사모님은 전화를 받으시고 흔쾌히 돈을 입금해주시면서 ‘옥화가 집을 산다고 하니 믿고 빌려준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감격해서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그 큰돈을 전화 한 통에 빌려주다니!

지난 겨울, 제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마음의 병이 재발했을 때 사모님께서는 흑염소 엑기스를 한 박스 갖다주시면서 ‘옥화 씨, 먹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요.’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감격에 목이 메었습니다.

저는 5년 동안 흑염소 엑기스를 여러 번 선물 받아 꾸준히 먹고 건강해졌습니다. 이곳의 흑염소 엑기스는 쾌적한 환경에서 방목한 스타팜 흑염소의 고기와 뼈를 전남생약협동조합의 십전대보탕 국산 한약재와 함께 달입니다. 흑염소 엑기스를 먹고 지치지 않고 기력을 차리니 주위의 지인들한테 홍보해 여러 박스를 팔아줬습니다. 지인들은 다 건강에 좋았다고 하면서 재구매 했습니다.

이향심 사모님은 말수가 적고 듬직하며 교양이 있으신 분이라 일하는 동안 제가 존경했습니다. 매번 화순 장날이면 화순시장에 가서 가게에서 필요한 신선한 채소를 사다가 장사를 하셨습니다. 참기름도 재료상에서 사지 않고 방앗간에서 막 짠 것을 주문해서 나물을 무칩니다.

이향심 사모님은 방목한 국산 흑염소를 공수해 흑염소탕과 흑염소로 7가지의 각기 다른 요리를 해 손님들한테 내놓습니다. 수육, 전골, 주물럭, 떡갈비, 샤브샤브, 숯불구이, 육전은 너무 맛있습니다. 제가 다른 3곳의 흑염소 식당에서도 일해봤는데, 종업원의 역량이 안 되어 다른 흑염소 식당에서는 탕과 수육과 전골밖에 못 합니다.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주물럭이나 떡갈비 샤브샤브, 숯불구이, 육전을 대접하면 끝내줍니다.

흑염소탕은 3시간 푹 고아서 끓이는데, 고기와 뼈가 많아서 담백하고 감칠맛 나는 육수가 진국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요즘,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면 ‘약산흑염소가든’에 가서 흑염소탕을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약산흑염소가든’에서는 즉석 돌솥밥을 손님들한테 내놓습니다. 돌솥밥을 밥그릇에 덜고 물을 넣으면 구수한 누룽지를 드실 수 있습니다.

손님들한테 음식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흑염소 내장 볶음도 별미입니다. 흑염소 내장은 비싸지만, ‘약산흑염소가든’에서만 도축장에서 공수를 해다가 손님들한테 내놓습니다. 사모님께서는 내장을 손질하기가 어려워 종업원들이 고생한다고 얘기를 하십니다. 다른 경쟁업체에서는 수입 소 내장이나 샐러드를 내놓지만, 사모님은 흑염소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비싸고 귀한 국내산 흑염소 내장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손님들한테 제공합니다.

‘약산흑염소가든’은 1994년에 오픈했는데 30여 년 동안 전국 유명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21년에는 ‘백년가게’로 선정되었습니다. 제가 코로나 기간에 일할 때도 손님이 넘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가게들은 다 울상인데 흑염소가 면역력에 좋다고 하니 장사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걸 직접 보았습니다.

저는 이향심 사모님의 바다보다 깊고 산보다 더 큰 사랑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그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사모님의 응원대로 좋은 작품을 써서 주위에 향기가 넘치는 선한 수필가가 되겠습니다. 이향심 사모님의 바람대로 나비처럼 세상을 훨훨 날겠습니다.

김옥화
수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