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문학회 모임을 끝내고 돌아나오는 길에 『나는 괜찮습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를 작가로부터 선물처럼 받았다.

이 책의 ‘책탑’이라는 글에서처럼, 내가 사는 곳에도, 읽고 있는 책, 읽어야 할 책, 여기저기서 받아놓은 책, 신문, 잡지 등이 집안 여기저기에 탑처럼 쌓여 있다. 공들여 읽어야 할 책 외에는 눈길만 가지 손길까지 뻗치지 못해 몇 날이고 몇 달이고 숨죽이며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책들이 수북하다.

그런데 임미리 작가에게 건네받은 『나는 괜찮습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는 작심을 하고 침대 머리맡에 가까이 두고서 잠들기 전에 매일 몇 페이지씩이라도 읽어내려갔다.

처음에는 너무 평범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것 같아 약간은 심심한 책이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책 읽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는 뭔가를 책은 전해주고 있었다.

어쩌면 작가의 체험과 작은 깨달음들이 내 삶의 무늬와 닮아있어서인 듯하다. ‘그랬었지’, ‘그렇지’, ‘그래그래’라고 맞장구치며 가슴 따뜻하고 지혜로운 오랜 친구를 만나고 있는 듯 편안한 책 읽기를 며칠간 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잃어버렸던 지난 1년, 아직도 되찾지 못한 소소한 일상의 박탈로 나도, 당신도 지금 ‘피곤하다.’ ‘아프다.’ ‘슬프다.’

피곤에 찌들어가는, 아프고 슬픈 우리에게 임미리 작가는 조용하고 작은 목소리로 “나는 괜찮습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하고 위로를, 격려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작가의 유년시절의 기억에서부터 지천명의 나이를 훌쩍 넘은 현재까지 살아오며 겪어온 소박한 일상의 체험들, 부모님과 자식들과의 오랜 관계에서 주고받는 끈끈한 정, 기다림, 그저 지켜보는 소통 방식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작가는 작가처럼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때로는 견디어 나가는 우리에게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 ‘당신이 괜찮기를, 괜찮아지기를’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