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노무현 전 대통령 인사수석, 현 인재육성아카데미 청년내일센터 명예 이사장

이낙연 대선 후보와 50여년 지기 정찬용 노무현 전 대통령 인사수석에게 이낙연 대선 후보와의 인연의 시작, 왜 이낙연 후보가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지, 정찬용 인사수석이 살아온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편집자 주>

▲ 결국 한 팀, 상대 후보에게 치명상 입힐 공격 안 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열심히는 하되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줄 만한 공격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내 경선이 끝나고 나면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 결국 한 몸이지 않는가, 한 몸답게 행동해야 되지 않겠는가.

지난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같이 깨끗하고 똑똑한 여자도 오세훈에게 깨졌다. 부산에서도 깨졌다. 시민들이 더민주당을 굉장히 미워했다. 이걸 다시 회복하려면 두세 배의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내부에서 싸워서 되겠는가. 경선이 끝나고 나면, ‘아, 그래. 내가 졌어. 내가 당신의 선대위원장할게. 반대로 상대가 지면 내 선대위원장을 해 줘야 할 것 아닌가. 한 팀으로 가야한다고 강조 또 강조하고 싶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치밀하고 영민, 지지층 확보 사전 작업까지 해 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굉장히 치밀한 사람이다. 머리도 아주 영민하고. 그래서 지지층 확보 작업을 미리 다 해 놨다. 대선 출마를 포기한 정세균 전 총리도 조직가이고 재력도 많다.

이낙연 후보는 당대표 시절 200여 개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공공 영역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이며 성과를 냈으나, 대선을 염두한 개인적 활동은 그동안 열심히 해놓지 않았다. 돈도 모아두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기로서 금년 2월부터 이낙연 지지운동을 해오고 있다. 전라도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끝까지 갈 수가 없다. 이낙연 후보의 고향인 전라도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경기도나 경상도 사람들의 동의와 지지도 받을 수 없지 않겠는가.

▲ 50여년간 지켜본 이낙연, 품성이 뛰어난 인물

이낙연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남들이 있다. 첫째는 품성이 아주 좋은 사람이다.
1970년 서울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이낙연을 처음 만났다. 나는 재수해서 들어갔고 이낙연은 바로 들어왔다. 그때 이낙연이 나한테 ‘형님은 아버지께서 초등학교 교사라도 하시니까 재수시킬 형편이 됐고, 저는 재수한다고 하면 촌에 가서 나락이나 베라 이놈아, 이럴 것 같아서 바로 들어와버렸습니다.’라고 농담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벌써 50여 년이 됐다.

내가 지켜본 이낙연은 남의 흉을 안 본다. 보통 남들 흉을 보거나 공격하는 게 재밌어서 많이들 하는데, 이낙연은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했다.

이낙연이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낙연에게 공천을 준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라도에서 김대중 총재의 공천이면 100% 당선이니 잘 됐네.’ 했더니 ‘그런데 안 한다고 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지금 우리나라를 위해 필요한 것은 총재께서 대통령이 되는 것입니다. 나야 국회의원이 되면 가문의 영광이겠지만. 동아일보 기자로 있으면서 김대중 선생이 올바르다는 것을 기사로 써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국회의원 안 할랍니다.’ 그러더라. 그때 이낙연의 올바른 마음에 참 감동했었다.

▲ 이낙연, 겸양지덕 갖춘 대통령감

이낙연은 결국 이후에 국회의원 4선을 역임한 후 전남도지사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낙연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형, 나 청와대에서 국무총리를 하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겁이 나서요.’ 그러더라. 그래서 ‘무엇이 겁이 나는가. 자네가 키가 작은가. 몸무게가 모자란가. 학벌이 나쁜가. 말을 못 하는가. 총리는 딱 자네의 것이네.’라고 말해줬다.

총리를 맡아서 잘했다. ‘사이다 총리’라고 불릴 만큼. 여당이고 야당이고 공격하면 그 말을 다 받아서 깨끗하게 포장해서 되돌려 주고... 공격할 수 없도록 잘했다. 역시 ‘이낙연이다!’고 생각했다. 유능하고 올바르니까 결국 당대표도 했고 대통령 후보까지 왔다. 난 이낙연 후보의 품성에서 ‘겸양지덕’을 봐 왔다. 대통령을 할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미·일·중·소 국제 관계 대응 잘할 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미·일·중·소에 둘러싸여 항상 약소국으로 살아가고 있다. 옛날에는 중국에 조공을 바쳐야 했고 임금 자리도 중국에서 허락해야 그 자리에 올라갈 수가 있었지 않았는가. 경제도 중국에 많이 의지하고 살아가지 않는가. 미국은 남쪽을 먹고 소련이 북쪽을 먹고. 사드니 뭐니 미국 마음대로 다하고 용산에 미군기지 세우고 해도 말도 못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 땅 내놓으라고. 이후 여태껏 아무도 말을 못 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는 고마운 나라인 것은 맞다. 한국전쟁 때 소련과 중국의 뒷배를 받고 북한군이 밀려왔을 때 미군이 수천 명씩 죽고 부상당하면서 우리나라를 지켰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뒷배를 봐주고 있다. 미국에 물건도 팔고 기술도 팔고 있다. 그래서 고마운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간섭은 안 해야 한다. 미국 마음대로 사드도 놔라 마라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자율성, 자주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

또한 이낙연은 일본에서 주특파원을 오래 했었다. 일본의 사회문화 등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知일파’이다. 친일파가 아닌 지일파라는 점에서도 일본과의 국제 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이낙연이 대통령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은 이런 국제 관계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단순히 먹고 살 수 있게 만드는 단계는 넘어섰다.

▲ 남북 통일 기반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대국 10위 안에 들었다. 남북의 교류만 이뤄지면 머지않아 2위권이 될 것이라고 본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휴전선 길이 155마일 정도이다. 너비가 4킬로미터이고. 이것을 40킬로미터로 넓혔으면 한다. 그 안에서 전 개성공단을 만들었던 것처럼 평양에도 함흥에도 공단을 열 개쯤 만들었으면 한다. 그 베이스캠프를 휴전선으로 하는 것이다. 40킬로미터 안에 많은 회사들이 들어가서 일할 것이고 공단도 만들 것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적인 생태보존구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60여년간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돼 있어서 어마어마한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고 보존돼 있을 것이다. 이것만 연구해도 엄청난 일일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휴전선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휴전선이 있는 한국의 휴전선을 보고 싶어 꿈처럼 밀려올 것이다. 40킬로미터 휴전선 전략은 식물, 동물, 사람이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는 귀중한 명소가 될 것이다.

이런 일을 하기엔 이낙연 후보가 적절하다. 남북의 통일 기반을 준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필 '아! 참 좋다.'

<정찬용 인사수석이 살아온 길은 후속 기사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