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족의 꿈

시와 삶
<詩>가족의 꿈
세계문화유산 화순 효산리 고인돌을 노래하다
  • 입력 : 2023. 03.05(일) 10:30
  • 화순저널
가족의 꿈

돌의 무리인 검은 몸피들이 바다를 향하는 산언저리

거친 숨 피어올리고
큰 몸피가 작은 몸피를 몰고 항해를 준비한다

바다의 꼬리가 파장을 만들어
시간을 밀고 가는데 그 힘 얼마나 될까

혹등고래에 앉은 이끼가 마른버짐이 되기까지
따개비들의 합창이 시간을 북쪽으로 미는 순간까지

푸른 산에 가족의 무리를 가두어 놓은 지 천 년
검은 등에 음각된 고래의 걸음걸이 한 발짝 노고는 몇 톤이나 될까

숨 한 번 크게 쉬는 검은 등, 분수는 포경선의 표적이 된다

멸종의 위기에 돌아가지 못하는 바다를 유적지라 부르고
일어설 힘을 가진 검은 발가락이 꿈을 가져다 줄 것 같은 가족들
빛에 꿈을 비추면 움직일 수 없는 보행도 쉽게 일어설 것 같은 고인돌※

혹등고래, 그만 쉬고 등을 세워 고향으로 돌아갈 날 언제일까

※고인돌 : 전남 화순읍 도곡면 효산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홍기선 작가

국제 PEN 광주지역위원회 회원
서은문학 회원
수필집: 바람의 결.
시집: 여름아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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