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귀촌인 임영희 감독, ‘양림동 소녀’ 제작 상영

문화
화순 귀촌인 임영희 감독, ‘양림동 소녀’ 제작 상영
관객들에게 뜨거운 감동과 공감 불러일으켜
섬 소녀의 도시 유학생활 분투기, 아버지의 큰 사랑으로 극복
5·18 대표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자로 참여
장애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 따끔하게 지적도
가족의 지지와 응원, 영화감독으로 우뚝 서게 해
  • 입력 : 2022. 12.25(일) 11:03
  • 김지유
'양림동 소녀' 영화감독이자 주인공 임영희 감독이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화순 수만리로 귀촌해 온 임영희 감독의,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영화 ‘양림동 소녀’가 지난 24일,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상영돼, 관객들에게 따뜻하고 진한 감동을 전했다.

‘양림동 소녀’는 지난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또한 12월 1일부터 9일까지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경쟁작으로 출품돼 상영되기도 했다.

‘양림동 소녀’는 임영희 감독이, 자신의 소녀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인생 역정을 담은 그림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영화한 작품이다.

'양림동 소녀' 그림책 표지
영화는 임 감독이 불편한 왼손으로 비뚤배뚤 직접 그렸던 그림책의 삽화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 그림에 얽힌 일화를 직접 내레이션하며 시간 순서대로 펼쳐진다.

임영희 감독은 진도가 고향이다. 중학교 때부터 광주 양림동에 있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고향 진도를 떠나 대도시 광주로 유학을 오게 된다.

낯선 도시와 사람들, 도시문화와 예술에 대한 놀람, 슬픔, 감탄, 감동, 아쉬움 그리고...
그러면서 한없이 움츠러들었던 예민하고 여린 소녀 자신을, 임 감독은 꽁꽁 얼어붙은 작은 꼬마 눈사람으로 표현한다.

그런 소녀 임영희에게 그녀의 아버지는 커다란 울타리자 지지자이다. 작은 소녀가 세상 속으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옷의 날개를 달아준다.

수많은 에피소드에 얽힌 삽화들
영화 속 이야기 중 특별한 것은 그 유명한 5·18민주화운동 대표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 제작 과정에 임영희 감독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또 오월항쟁의 마지막날 밤까지 YWCA에서 동지들과 같이 버티다가 나왔다는 것까지.

이후 매우 가난하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온 이야기, 50십 대 초쯤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인한 투병, 후유증으로 얻게 된 몸의 장애....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낀 우리 사회의 비정하고 폭력적인 차별과 편견, 장애인에 대한 우리들의 시선이 얼마나 삐뚤어졌는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광주 양림동을 배경으로, 한 소녀가 성장하면서 사회와 역사를, 세상을 알아가는 성장영화이자 파란만장한 삶의 곡절 속에서 인생을 통찰하는 과정을 담은 그림, 이야기, 노래가 영화 ‘양림동 소녀’이다.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의 대화 중
임영희 감독은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양림동은 광주의 역사를 아우른 곳이다. 5·18 그리고 민주화운동, 엔지오 사회운동을 계속해 오면서 역사의 면면을 한 여성의 역사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양림동 소녀’는 임영희 감독의 아들이자 독립영화 감독인 오재형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임영희 감독은 “아들 오재형 감독이 권해서 그림을 시작하게 됐다. 늘 초긍정 에너지로 엄마인 나를 격려해줬다. 투병 중에도 그랬고. 이번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아들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김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