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해 접시에 담아낸 전복초.

조선시대 조리서 ‘디미방’(1670년대)에 따르면 전복은 반가 음식, 잔치 음식에 쓰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복은 생복(날 것), 숙복(찐 것), 건복·명포·회포(말린 것)가 있으며, 옛날부터 전복찜, 전복장, 전복초로 요리했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요리는 소고기를 같이 쓴다.

전복초는 가장 오래된 궁중 음식이며, 옛날에는 싱싱하게 보관할 수 없어 아주 귀한 음식이었다. 주로 말려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정조시대에도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전복초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어 아마 말린 전복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바닷가에 살지 않는 육지 사람이 접하기 쉽지 않은 요리였다.

1901년 통조림 연구가 활발해지고, 1930년 재방공장 가설 통조림이 출시, 2000년대 해상 가두리 양식을 통해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해 신선로, 배추김치, 비빔국수 등에도 넣어 먹게 됐다. 지금은 냉동고와 아이스박스, 아이스팩 등이 많이 개발돼 싱싱한 전복을 어느 곳에서든지 먹을 수 있는 시대다.

전복은 아미노산이 풍부해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고, 동맥경화, 고혈압, 혈관질환 예방에 좋으며 아르기닌 성분으로 지방분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밀전복의 껍질을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은 석결명이라고 하는데, 눈을 보호하는 한약재로 쓴다. 오늘은 광주 빛고을 아카데미 김정임 선생님의 전복초 레시피를 소개한다.

<재료 준비>
전복 12개 / 은행 25개 / 소고기 50g / 잣 약간
간장 ½큰술 / 설탕 ¼큰술 / 후추 약간 / 물 ¼컵

<조림장>
간장 ¼컵 / 설탕 ⅛컵 / 조청 ⅛컵 / 청주 2큰술
대파 흰 부분 4대 / 마늘 3톨 / 생강 1톨
참기름 ½큰술 / 꿀 ½큰술

<조리 방법>

전복을 손질하는 모습.

1. 전복은 껍질채 솔로 문질러 깨끗하게 씻는다.
2. 숟가락으로 껍질과 살을 분리하고, 내장과 입은 떼어내 따로 담아 둔다.
3. 전복 살을 뒤집어 가운데에 솟아난 부분을 사선으로 칼집내고, 가장자리를 둘러가며 0.5cm 간격으로 칼집을 낸 뒤 다시 뒤집는다. 윗부분에 세로로 길게 0.5cm 간격으로 칼집을 낸다.
4. 칼집 낸 전복을 싱거운 소금물에 살짝 데쳐낸 뒤, 찬물에 헹군다.
5. 소고기는 아주 얇게 썰어 간장, 설탕, 후추로 밑간하고 물 ¼컵을 넣어 약한 불로 끓인다.
6. 고기가 익으면 조림장 재료를 모두 넣고 끓인 뒤, 손질해 둔 전복을 넣고 뒤적이며 약한 불에 은근하게 졸여 준다.
7. 거름망에 받쳐 장을 거르고, 남은 국물에는 내장을 넣어 따로 볶아 먹는다.
8. 껍질 벗긴 은행을 익혀둔다.
9. 깨끗하게 손질된 전복 껍질 안에 졸인 소고기를 깔고., 그 위에 전복을 올린 뒤 은행 2알과 잣 2알을 올린다.

김영란
한식명장
전라남도음식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