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희 화순교육장

교육에 대한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 가슴 가득한 이현희 화순교육지원청 교육장. 오랜 기다림 끝에 본지 인터뷰석에 초대했다. 취임 후 두 학기를 보내는 동안 이뤄낸 교육적 성과와 향후 화순 미래 교육에 대한 설계 및 비전에 대해 듣고 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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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새로운 도약 위해 재정비와 총력 기울일 시기

화순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 후 약 11개월간 화순교육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주위를 한 번 돌아보고 2022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재정비하고 총력을 기울일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돌파’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고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꿈이 닿을 수 있게 100년 화순교육의 미래를 보다 더 선명하게 그려가겠습니다. 인구절벽, 학령인구 감소 등 불안한 교육여건이 산재하지만, 혁신적인 생각과 끊임없는 변화를 지향하며 철저한 대비로 현실의 어려움을 교육가족 여러분과 함께 적극 돌파하겠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늘 새로운 화순교육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안정적인 교육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교육공동체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함께 공감해 주시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내주신 화순교육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기초학력 토대 세우기 무엇보다 힘써

교육장으로서 올 1년, 가슴 뿌듯한 성과도 있었고 아쉬운 점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기초학력의 토대를 세우기 위해 무엇보다도 힘을 쏟은 것입니다. 수업 중 예비교사 협력 강사제를 실시해 학습결손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고, 방학 중 대학생 지식 멘토링을 통한 기초학력반 운영과 학기 중 스터디 카페를 활용한 학력반 운영 등을 통해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했습니다.

또한, 면 단위의 작은 학교 대상 방과 후 AI 튜터 맞춤형 온라인 학습을 지원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향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군청에서 예산을 추가로 지원받아 전체 면 지역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화순창의융합교육관’ 건립 토대 마련

두 번째는 동면 화순영재교육원 자리에 화순창의융합교육관 건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약 80억 원의 예산으로 수학, 과학, SW, 발명 교육 등이 함께 어우러진 수업 및 체험 활동이 가능한 공간과 전문적 학습공동체 및 마을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화순창의융합교육관은 올해 도교육청의 재정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해 내년도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한 설계 작업을 거쳐 2024년 개관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화순지역의 학생, 교직원, 주민 모두가 활용할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지역민과 교육적 소통 위한 ‘열린 공론의 장’ 마련

세 번째는 화순지역민들과 한자리에서 소통하기 위한 열린 공론의 장을 기획하고 교육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는 겁니다. 화순지역을 4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해당 권역의 지역민들과 소 토론회를 4회 진행했습니다. 지역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소통과 교류를 강화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 화순교육생태계 순환 유도, ‘작은 학교 특화프로그램’

네 번째는 ‘작은 학교 특화프로그램 ’ 체험활동입니다. 이 체험활동은 화순읍 내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면 지역의 작은 학교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체험해보고 학생 전입 동기 마련과 함께 화순읍 지역과 면 지역 학교의 프로그램 공유로 화순교육생태계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했습니다. 작은 학교 특화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4월부터 화순교육지원청과 면 지역 작은 학교 간 영상 회의가 있었고, 체험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학년 선정과, 에듀택시 및 급식비 지원을 위한 예산 편성이 이뤄졌습니다.

면 지역 작은 학교에서는 학교에서만 특별하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배치와 방과후학교 활동 부서 인원 조정 등 작은 학교만의 장점을 충분히 체험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습니다. 6개 학교 47명의 학생들이 ‘작은 학교에서 한 달 살아보기’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 미래통합운영학교 무산, 큰 아쉬움

다만, 미래통합운영학교 무산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화순은 2015년 기준 초등학생 수가 3,269명에서 2025년에는 1,969명으로 약 1,300여 명(약 40%)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중학생 수는 2015년 기준 2,157명에서 2025년에는 1,317명으로 840명(약 39%)이 감소할 것으로 봅니다.

특히 면 지역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 소멸 위험의 증가 속도가 늘고 있는 시점에서 미래통합운영학교는 농촌 지역 학생 수 감소 극복에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미래통합운영학교는 첨단교육시설을 갖춰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낼 밑거름이 될 것이며, 지역 실정을 담은 창의적 교육 과정을 운영할 것입니다. 학교와 지역이 상생하는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줄 미래통합운영학교 정책에 지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2024년 개관 목표 ‘화순창의융합교육관’ 본격 사업 시작

2022년부터 화순창의융합교육관 설립을 위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현 영재교육원 부지에 2024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예정인 화순창의융합교육관에는 학생들이 미래 교육을 직접 체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사들의 연수, 연구도 함께 이뤄질 것입니다. 영재 학생들의 영재수업과 발명 교육, 메이커 수업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아울러 온라인수업, 화상수업 등 언제나 가능한 화순형 미래 교육도 함께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 기후위기 극복 위한 환경 교육 강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학교 환경 교육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화순교육지원청에서는 2022년에는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생각해보기 위한 ‘기후위기 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과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어주는 것이 미래 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 학교 자치 안착, 학생 자치 활동 강화돼야

또한, 교육 현장의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는 학교 자치의 안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현장 내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제도화를 넘어 조직 문화로의 정착, 그리고 자율적인 교육 과정을 통한 학습이 이뤄지면서 실질적인 학생자치 활동이 강화돼 가기를 바랍니다. 학부모와 지역민들의 교육 의제에 따른 논의와 협의 과정이 합리적으로 만들어져 갈등적 요소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교육적 순기능들이 회복되는 행복한 교육 현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교육청, 지자체, 지역사회 협치에 필요한 중간 조직 필요

혁신교육지구사업, 에듀버스․에듀택시, 진로 교육, 방과후돌봄 등 지자체(화순군청)의 지원과 역할 나아가 민․관․학 교육 협력 거버넌스를 통한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연계한 미래 교육 방향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 지역사회는 협치의 경험이 거의 없어 협력하고 상생하는 데 아직은 서툴고 어려움이 많아 중간에서 서로를 연결해주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즉, 각 기관과 교육 주체가 지향하는 목표와 목적이 다른 상태에서 조율해주는 중간 조직이 필수적인 셈입니다. 또한, 교육청 및 지자체의 근무자들은 잦은 인사이동으로 계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 민간주도형 교육협력센터 운영 필요

앞으로도 살아가기 위해선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인 민간주도형 교육협력센터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간의 자유로운 사고와 미래를 향한 도전 정신을 담고 틀에 얽매이지 않은 플랫폼 기능이 강화된 중간 지원 조직이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올해를 들여다보고, 부족하고 아쉬운 점은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 코로나19 선제적, 시기적절한 지원과 대응으로 학교 안정화 노력

화순교육지원청은 코로나19에 대한 선제적이고 시기적절한 지원과 대응으로 학교 현장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교와 학생 감염 예방을 위한 긴급 학교 활동 인력을 지원하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학생들의 심리방역 시스템을 가동해 학교를 지원했습니다.

또한, 학교 현장에 관계 회복 어울림 수업을 확대 운영해 코로나19로 지친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학교폭력 예방 대응 및 학교 내 갈등 조정지원단을 지원했으며, 관계 회복 중시 학교폭력 전담 기구 운영 및 지역사회연합 학생 생활 지원단 운영 등 지역사회 연계 예방 활동에도 노력했습니다.

학교 감염병 예방 대처요령 및 행동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학급별로 감염병 예방 교육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교 부적응 학생 치료 지원을 위해 ‘함께하는 마음 프로젝트’ 운영으로 위기 학생 지원, 학교 부적응 및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가족 상담, 가정 방문 상담, 찾아가는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적극적인 상담 활동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 화순은 제2의 고향, 평교사, 교감, 교장 역임하며 11년 복무

저는 화순이양고와 화순고에서 교사 5년 6개월, 화순중에서 교감 3년, 화순제일중에서 교장 2년 6개월로 총 11년을 화순의 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 오랜 시간을 화순에서 근무하다 보니 화순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많아졌고 화순교육의 장단점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화순교육을 위해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를 좀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IMF 힘든 시기 잘 넘기고 예쁘게 성장한 제자들 보면 기쁘다

추억은 아니지만, 1998년도 화순이양고에서 3학년 담임을 하던　때 IMF로 인해 학생들이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아져 매일 출근길에 사랑방신문을 들고 여기저기 우리 반 아이들의 취업처를 알아봤던 일이 늘 가슴 한 켠을 아리게 합니다. 그 힘든 시간을 잘 넘긴 제자들이 이쁘게 성장해 저를 찾아와 줄 때면 정말 기쁘답니다.

제2 고향이나 다름없는 화순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됐음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화순교육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촘촘히 들여다보고 화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교육, 큰 사랑과 관심, 응원해 주시길

학교의 폐교와 인구감소는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1개의 학교가 폐교될 경우 인구의 1.8%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교육 소멸보고서 35년의 기록」에 따르면, 학교의 폐교와 인구감소는 악순환의 연쇄 구조로 농촌인구 감소는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학교 통폐합으로 이어지면서 교육의 질이 저하됩니다. 이에 따라 교육을 위해 도시로 이동을 하게 되면서, 농촌 인구감소 현상까지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교육에 있고, 한 사람의 인재가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들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인 유․초․중등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큰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시고 함께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교육 현안은 여러분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의 열정, 지역사회의 지원과 신뢰가 저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바랍니다. 저는 더디 가더라도 여러분과 함께 가겠습니다. 화순의 학생들이 지역 인재를 뛰어넘어 세계 속의 인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