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長魚

칼럼
장어長魚
보양식의 대표주자
유년을 민물에서 보내고 산란을 위해 바다로 돌아와
  • 입력 : 2022. 07.06(수) 14:36
  • 화순저널
장어(長魚)는 몸통이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도 보양식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뱀장어는 강에서 성장하여 바다로 갔다가 고향인 강으로 되돌아오는 연어와는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다. 유년기에 강이나 하천으로 올라와 5~12년을 민물에서 생활하고 산란을 위해 필리핀 근처의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로 떠난다.

풍천(風川)의 뜻도 뱀장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올 때 육지 쪽으로 불어주는 바람을 타고 강으로 올라오는 장어라는 뜻에서 풍천(風川)장어라는 말이 생겼다. 고창 문화연구회의 이병렬 박사는 백제 시대 이후로부터 선운사의 앞 하천을 풍천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라는 설(說)을 주장 했다.

1819년 정약용의 어휘 풀이 책 <아언각비>에는 장어를 만리어라고 썼다. ‘생긴 것은 뱀과 같고 바다와 강의 수만 리 먼 길을 다닌다고 하여 유래됐다. 또한,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도 해만리(海鰻鱺)라고 기록돼 있다. 이렇듯 장어의 생김새가 뱀과 같아서 뱀장어라 원래 불렸고 징그럽게 여겼기에 폐병 환자나 영양부족으로 몸이 쇠약해진 사람들이 먹었을 뿐 일반인들은 적극적으로 먹지 않았던 물고기였다.

우리나라에서 장어요리는 1930년에 시작되었다. 일본에서 장어를 고급 요리로 해 먹는 것을 보고 배워온 것이며 나주의 구진포 장어요리도 이때부터 시작이 되었고 1940년부터 장어음식점들이 상가를 이루게 되었다. 나주의 구진포는 영산강 변의 옛 나루터로써 지형적으로 구부러진 곳에 위치하여 구부나루(구비나루)로 불렸으며 한자로 구진포(九津浦)로 부르게 되었다.

지금은 영산강하구언과 4대강 사업으로 보(洑)들이 설치가 되면서 쇠락하게 되었지만, 어릴 적만 해도 광주천까지 물줄기를 타고 올라온 장어 새끼들을 고무신짝으로 잡을 정도로 장어가 많았다.

장어는 크게 바닷장어와 민물장어로 분류한다. 바닷장어는 갯장어라고도 하는데 참장어(하모), 붕장어(아나고), 먹장어(곰장어)가 있고 민물장어는 이른바 뱀장어가 있다. 갯장어 중 참장어는 이빨 장어라고도 하며 일본말로 깨문다(하모)고 하여 사나운 이빨로 개처럼 물어뜯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잡히면 몸속의 먹이를 모두 토해낸 채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1~2달을 버틴다고 하며 양식조차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시가 많아서 회를 뜨기도 쉽지 않으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참장어(하모)는 여수시 앞에 있는 경도(鏡島)가 대표적인 산지이고 붕장어(아나고)는 경남 통영이 주산지이다.

곰장어는 약 4억 년 전부터 존재했던 원시 어종으로 살아있는 화석에 속한다. 모습도 징그러워서 전 세계에서 곰장어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곰장어의 껍질은 일본 신발인 게다의 끈이나 모자챙으로 주로 가공하여 쓰였고 몸통은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먹을 것이 귀해졌기에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싸구려 안주로 곰장어가 등장했다. 이런 연유로 자갈치 시장이 곰장어 구이의 탄생지가 되었으며, 자갈치 시장의 명성은 지금도 여전히 독보적이다,

장어는 단백질과 콜라젠, 불포화지방산, 비타민E, DHA 등이 많아서 병의 회복, 산후조리, 치매 예방, 정력 강화를 위한 스테미너식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되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몸보신과 원기 회복을 위해 장어요리를 찾기 시작한다.

연산군도 몸이 좋지 않을 때면 장어를 고아 먹고 기력을 회복했다는 기록이 1460년 지어진 식이요법서 <식료찬요>에 쓰여있다. 정말 장어(長魚)가 그렇게 몸에 좋은가? 또 장어 꼬리가 스테미너에 좋다는 말이 사실일까?

아니다. 오히려 몸통 쪽에 비타민A가 많다고 한다. 다만 장어가 기운을 북돋아 주는 보양식이라는 것에는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일본에서는 뱀장어를 우나기(鰻)라고 하며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식욕이 떨어지는 때인 우리나라의 복날에 해당하는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의 절기 때 장어를 먹는다.

1년에 4번 도요노히(土用の日)가 있지만 가장 더운 날에 장어를 먹고 원기를 보충한다. 사실 장어요리는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양념구이(가바야키), 소금구이(시라야키), 장어덮밥(우나쥬), 장어 초밥(우나기니기리) 등으로 다양한 장어요리가 우리에게도 널리 퍼져있다.
문장주 원장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