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한다는 말로도 |2023. 09.13

그 흔하디흔한 사랑해요 말 못하고 촛농으로 적신 세월 설컹거리는 마음 자락 혈을 타고 솟구치면 빈방의 저릿한 고독 사랑한다는 말로도 다 할 수 없는 그리움이 있다. 건밤 여백 속으로 다 하지 못한 마음 컥컥 토해내며 감치던 여러 날만큼 별빛 총총히 떠오면 그땐 말하리라 …

<詩> 비가 내립니다 |2023. 07.24

소리 없는 그리움으로 비가 내립니다. 허공에 낙화로 뿌려지는 빗물은 그리운 얼굴 하나 그려내더니 어느새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현란한 도시를 회색으로 물들이고 원색의 숲을 휘저으며 그렇게 비가 내립니다. 비멍 즐기는 댕댕이 코끝을 타고 땅에 뚝 떨어지는 빗물 그렇게 온종일 …

<詩> 그 무엇으로 다시 만나리 |2023. 07.17

그대 가슴에 기대어 작은 숨결 느낄 수 없을 때 무엇으로 다시 만나리 가슴을 적시는 빗물로 만날까 뺨에 내려앉은 햇살로 만날까 영원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대 가슴에 파고드는 추억이 되고 싶어 애잔한 눈빛 마주 보다 그대 향한 시선 내려놓을 때 무엇으로 다시…

<詩> 아름다운 동행 |2023. 07.11

하얀 머리가 눈부시어 슬프다기보다는 희끗희끗 곱게 물든 세월이 아름답다 말하고 싶습니다 목에 잔주름 감추기보다는 굵어진 손마디를 매만져 주며 수고했다 말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 왔던 배움의 열정 푸르디푸른 꿈을 펼 수 있는 것도 이 모든 것이 함께 하므로 값진 것…

<詩> 욕망 |2023. 07.03

욕망(欲望) 가슴을 토닥토닥하며 다가선 바람에 긴 잠이 깨고 새벽을 여는 하얀 달빛은 붉은 꽃으로 피어난다 한순간 잊힌 꿈들이 뜨겁게 가슴을 타고내리면 통통 튀어 다니는 언어들이 가슴을 쥐어짜 쓸어내리고 감출 수도 비워낼 수 없는 시린 하늘 같은 욕망은 산허리를 잡고 일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추억하다 |2023. 06.21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는 6월 폐광을 앞두고 있다. 본보 6월 15일 자 사회면 기사는 ‘새롭게 날아올라라 광부들이여! 화순광업소 고별음악회 열려’라는 내용을 전했다. 사람들로 북적였던 화순광업소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석탄 시대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대체 연료가 나오고 어느새 사…

오월의 엘레지 |2023. 05.18

오월의 엘레지 문병란 ​오월이 되면 저 아름다운 산과 들 온갖 찬란한 꽃들을 바라보면서도 우리는 왜 눈물이 나오는가? 치런히 흐르는 푸르른 신록의 눈부심 저 미치게 푸른 하늘을…

<詩>가족의 꿈 |2023. 03.05

가족의 꿈 돌의 무리인 검은 몸피들이 바다를 향하는 산언저리 거친 숨 피어올리고 큰 몸피가 작은 몸피를 몰고 항해를 준비한다 바다의 꼬리가 파장을 만들어 시간을 밀고 가는데 그 힘 얼마나 될까 혹등고래에 앉은 이끼가 마른버짐이 되기까지 따개비들의 합창이 시간을 북쪽으로 미…

<詩> 수양매화를 보면 |2023. 03.03

감미로운 비파 음률에 취해 날갯짓도 못하고 황하에 떨어진 전설을 낳은 절세가인 왕소군을 아시는가. 그 얼마나 아름다워서일까. 뭇 꽃들조차도 부끄러워 고개 숙였다는 양귀비마저도 얼굴 붉어졌다 하니 동지섣달 떡눈 밟고 굽은 등걸에 잔주름 마디마디 고운 미소 띠며 오시…

불멸(不滅)의 사랑 - 쌍산의소 항일의병에 부침 |2023. 03.01

불멸(不滅)의 사랑 - 쌍산의소 항일의병에 부침 명예(名譽)를 탐하지 않았기에 호화로운 무덤이 필요 없었고 황금을 구하지 않았기에 빛나는 청석(靑石)을 원하지 않았다. 족보에 새기고 사서에 장식하고 공(功)과 훈(勳)을 원하지 않았기에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았다. 캄캄…

<詩>세량지에서 |2023. 02.03

세량지에서 새벽 문 열고 발길 밀어 언덕을 보았어라 물안개 타고 산철쭉 복숭아꽃 천천히 올랐어라 이슬방울 슬그머니 산 위로 올랐어라 새벽 출향사 셔터를 힘껏 눌렀어라 무릉도원이 세량지에 빠졌어라 내 마음 깊이 스며들었어라 홍기선 시인 프로필 - 전남 나주…

<詩> 화순 운주사 |2022. 12.14

화순 운주사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 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 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

<詩> 아~ 화순 |2022. 10.03

백아산 자락에 난초와 지초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지석강 잉어와 붕어가 자유롭게 유영을 하며 더불어 공생하는 화합하고 순리적인 내 고향 화순 한때 해방정국 격랑 속 한반도 열강들 호시탐탐 소용돌이 휩싸여 매몰된 역사 한 페이지를 역력히 새기었던 화학산에서 백아산까지…

<독자참여 詩>가을바람 |2020. 09.11

가을바람                              임탁진 단풍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 산들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와 춤을 춥니다. 음악도 없이…

<詩>거미줄 |2020. 08.20

거미줄 내 정원에 예쁜 별장 한 채 들어섰네. 주인 허락도 안 받고 소리 없이 비 오는 날 받아 비단실로 지어놨네 주 장 계십니까? 큰소리로 불렀더니 수줍은 하얀 거미 걱정스레 내다보네 수많은 건축물 내 손으로 세웠지만 한결같이 땅위에 뿌리내린 집이었고 허공에 뜬 별장은 건축…

<詩와 삶> 슬픈 사랑은 없다 |2020. 07.29

슬픈 사랑은 없다 가난한 청년이여! 가슴 아픈 사랑을 말하지 마라 누구도 사랑을 슬프다고 서러워 마라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다한 그대를 위해 가슴에 품어두는 기다림으로 차오르는 그 떨림으로 마음을 채운다면 슬픈 사랑은 없다 정세장 프로필 - 화순 청풍 출생 …

<독자참여詩> 장맛비 |2020. 07.23

장맛비 비가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겁 없이 내린 장대비를 찢어진 우산으로 막을 것인가 아니면 어린잎을 껴안고 논 가운데 엎드려 울고 있을 것인가? 황토 물 쏟아내는 들판을 자리 부러진 삽을 들고 돌아다녀 본다 도우려고 넘실대는 논두렁을 삽으로 자른다 이제 막 뿌…

1